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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caea/스토리/Act I-I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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=====# 8-6 #===== >몇 시간, 어쩌면 며칠. 모래 구덩이들을 헤쳐나가며, >이따금씩 미르의 말소리만이 적막을 깨는 의미없는 시간이 지나갔다. > >고통, 피, 혼돈, 잃어버린 황홀감, 그리고 자신에게 찾아온 탈력감. >미르는 그것들을 이야기했다. >아르케아, 유리 조각 속에서 마주한 세계들에 대해. >자신의 실패들에 대해. 자신이 얼마나 실패자인지 대해... > >소녀는 가만히 듣기만 했다. 미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조용히, 가만히. > >미르는 말을 이어갔다. > >그에 대한 대답으로, 소녀는 자신이 알아낸 것을 알려주었다. >저 유리조각들, '아르케아'는 사실 기억들이라는 사실을. 어떻게 알아냈는 지는 본인도 알 수 없다. >그냥 알 수 있었고, 그로 인해 더 많은 의문이 생겨날 뿐이었다. >---- >"아니, 사람이 어떻게 항상 행복하냐? 나라도 무리지 그건..." > >백발의 소녀가 언젠가 미르에게 말했다. > >"사실 아직도... 아직도 무서워. 모든 게. 계속해서 질문이 떠올라. >'왜 내가 여기에 있는거지?' '왜 아무것도 떠올릴 수가 없는 거지?' >그도 그럴게, 여긴 이해할 수가 없는 말도 안되는 세계니까." > >미르는 말 없이 고개를 내렸다. 무어라 답을 해야할 지 알 수 없었다. > >"하지만... 사람을, 너를 만나고 나서는 이제 그 때만큼 걱정은 안하게 됐어." 소녀가 덧붙였다. > >미르가 움찔했다. >아무런 경고 없이, 그녀의 마음 속에 무언가 찔리는 감각이 들었다. >---- >소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. 미르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. > >고개를 들어올렸다. 마침내 소녀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. > >"그리고 악기를 연주할 줄 안다는 게 있지... 응? 왜 그래?" > >미르의 눈이 소녀를 스쳐지나가는 물체에 꽃혔다. > >또다. > >또 그 세계다. > >안돼. >지금은... 안돼... >---- >미르는 눈을 질끈 감았다. 온 몸으로 그것을 거부했다. >소녀의 말이 또다시 귀에 닿았다. > >"괜찮아? 잠깐, 저거... 저게 그 '소환'인가 하는 그거냐?" 시라베가 작은 목소리로 재빨리 말했다. > >팔을 잡는 손이 느껴졌다. > >미르가 눈을 뜨자, 백발의 소녀가 자신에게 달라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. 그 눈엔 당혹스러움이 서려있었다. > >그렇게, '소환'이 시작되었다. >---- >미르 뿐만이 아니었다. > >혼자가 아니었다. > >소녀와 함께 기억의 세계로 소환되었다. > >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거대한 불안감이 미르를 덮쳤다. > >이 소녀는... > >왜인지는 몰랐다. 하지만 미르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. > >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겨대한 불안감이 미르를 덮쳤다. > >이 소녀는... > >왜인지는 몰랐다. 하지만 미르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. > >이 소녀는 이곳에서 스스로의 몸을 지킬 수단이 없다. 불가능하다. >---- >이 애, 죽고 말거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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